마이너 상권에서 대박을 터트렸죠!
아이템에 따라 상권 선택하는 자신감 필요

예비창업자 서형호(36세) 씨는 점포 선정으로 고민중이다. 마음에 드는 점포가 모 여대 앞의 메이저 상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 임대료가 평당 3,000만원이 넘고, 권리금이 2억대를 호가한다. 준비된 창업자금도 부족하고, 매출액도 부담감이 크다. 선점한 동종업종과의 경쟁력도 걱정이다.
상권은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좋은 상권에 들어가면 그만큼 성공 확률도 높다.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비싼 임대료와 권리금, 경쟁 심화 등은 피할 수 없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메이저 상권의 점포 운명이 짧아지고 있다.
최근의 창업자 중에는 처음부터 마이너 상권을 겨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창업 자금을 줄이고, 오래 동안 안정적인 운영이 목적이다. 이들 중에는 메이저 상권에 못지않은 대박을 성공시킨 창업자도 있다.
서울 세곡동은 주택가와 미군부대, 가구단지가 뒤섞여 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다. 역세권과는 거리가 멀고, 교통도 불편하다. ‘잉카바비큐’(www.in-ka.co.kr) 세곡점 홍진석 사장(37)은 4년 전 이곳에 매장을 오픈했다. 남들은 걱정을 했지만, 자신이 있었다.
그는 “치킨전문점이 메이저 상권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맛과 서비스, 믿음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세곡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잉카바비큐는 치킨을 주메뉴로 하는 바비큐 전문점이다. 독특한 요리방법과 소스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는 매장을 오픈한 후 1년 동안은 이익을 남기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고객과 나와의 믿음을 형성하는데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손해가 나더라도 정직하게 매장을 운영했다. 장기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첫 번째 전략인 셈이다.
두 번째는 원플러스원(1+1)이다. 메뉴를 주문하면 메뉴판에 없는 서비스 요리를 덤으로 준다. 불고기, 계란말이, 돈가스, 샐러드, 떡볶이, 부침개 등 다양하다. 치킨전문점에는 치킨밖에 먹을게 없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 시작했다. 치킨 이외에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세 번째는 편안한 매장 운영이다. 주류를 병행해 판매하다 보면 간혹 몸을 가누지 못하는 고객도 생긴다. 이럴 경우 고객을 직접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3년 동안 그가 데려다 준 고객만도 백여명이 넘는다. 이에 따라 세곡동 내에서는 동네 주민의 집안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도 그를 꼽는다.
현재 잉카바비큐 세곡점은 17평 매장 규모에서 월 순이익 1,0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70% 이상이 홀 고객으로 동네에서 유일하게 줄을 서서 먹는 집으로 불린다.
창업전문가들은 “메이저 상권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심하고, 경쟁 업종이 수시로 생겨나는 등 변수가 많아 지속적 영업 여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며 “메이저 상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아이템에 따라 상권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이 예비창업자에게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월간B&F 이 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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